[성명서] 법관에는 "대법관" 이 포함되지 않는가?
  • 법원노조
  • 승인 2015.02.0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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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에는 대법관이 포함되지 않는가? 

 

한국 정치사상 가장 빛나는 민주주의 혁명인 6월 항쟁의 직접적 도화선은 박종철이라는 한 학생의 죽음과 철권정권의 조직적인 조작, 은폐에서 비롯되었다.

 

1987. 1. 14. 오전, 전두환 군사정권의 철권통치가 막바지에 이를 무렵,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한 젊은이가 학생운동을 하던 선배 박종운의 소재에 관한 취조를 받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일부 언론에서 고문에 의한 사망이라는 의혹을 제기했고, 경찰은 탁 하고 치니, 억 하고 죽었다며 고문사실을 부인했지만, 물고문으로 인한 질식사라는 부검 참관인들의 증언이 나오자 2명의 경찰관이 구속, 영등포교도소에 수감되기에 이른다.

 

당시 검찰은 1987. 2.경 구속된 고문경찰관으로부터 범인이 3명 더 있다는 자백을 받았으나 더 이상 확대수사를 하지 않았다. 조작, 은폐 수사의 숨 막히는 진실이 교도관으로부터 제보를 받은 시국사범의 옥중편지, 같은 해 5. 18. 명동성당 미사에서의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이승훈 신부의 성명 발표로 세상에 드러났고, 이후 고문경찰관 3, 범인도피 실무책임자 3명 등 관련자들이 줄줄이 구속되었다.

이 와중에도 검찰은 조작과 은폐의 실무상 최고 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치안본부장을 무혐의 처분했고, 6월 민주항쟁 이후인 1988. 1. 15. 수사팀을 교체한 다음에야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혐의로 구속하였다.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는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은폐 및 조작사건 1,2차 수사 당시의 검사였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수사팀의 막내 검사였으며, “초임 검사 때인 30년 전의 일을 문제 삼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과연 지나친 처사일까. 이 문제에 대한 박 후보자의 대응이 반성의 모습이 아니라, 역사적·사회적 책임에 전혀 무감각한 모습이기에 더 심각한 문제이다.

국가가 시국사범으로 수사 받던 선배의 거처를 말하지 않는다하여 물고문, 전기고문, 폭행 등으로 꿈 많던 젊은이를 사망하게 하고, 관계기관대책회의의 개입을 방조, 사건을 은폐하였다는 잘못을 강하게 지적받고 있는 자에게 정의는 무엇이고, 인권의 보루는 무엇인지 의문이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법관들에게 취임사를 통해 당부한 내용을 다시 본다.

저는 재판의 진정한 권위는 국민이 승복하는 데서 얻어지는 것이고, 국민의 승복은 무엇보다도 재판하는 법관에 대한 존경과 믿음에서 우러나온다고 믿습니다. 법원에 대한 신뢰가 유달리 높은 영미 사회에서 법관이 존경받는 이유는 그 사람이 법관이기 때문이 아니라 법관이 되기 전에 이미 존경받고 있던 사람에게 법관직을 맡겼기 때문이라고 하듯이, 법관은 법률전문가이기 전에 훌륭한 인품과 지혜를 갖춘 인격자이어야 합니다. 국민은 영리하기만 한 사람보다는 덕망 높고 이해심 깊은 사람이 법관이 되기를 더 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법원의 법관대법관은 예외인가?

 

오는 11일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박상옥 후보자의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은폐 및 조작사건의 담당 검사경력 고의누락, 사건은폐의혹 등에 대한 사실관계가 반드시 해명되어야 할 것이다. 만약 현재의 의혹들이 사실로 밝혀지고, 그 이후에도 임명절차가 진행된다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는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법원이 자유민주사회의 가장 고귀한 가치인 개인의 존엄과 가치를 지켜나갈 수 있도록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투쟁할 것이다.

 

 

2015. 2. 4.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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